시간은 흘러 어느덧 9월.
여행을 다녀온 10일간 난 꿈 속에서 살았다.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 새로운 날씨, 새로운 문화, 예상치 못한 그래서 새로운 일의 연속.
그곳에서 만큼, 나는 더이상 내가 알던 나 자신에 갇혀있을 필요가 없었다.
그러기엔 모든 것이 새로웠으니까.
또한 그곳의 그들에게도 나란 존재는 새로웠을테니까.
그래서 난 발악했다.
거리의 사람들에게 살갑게 인사했다.
거리의 아이들에게 윙크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차를 뚫고 무단횡단했다.
배 위를 달려 바다로 뛰어들었다.
홍해의 물고기들을 손으로 잡(으려고 했)다.
끔직히도 싫어하던 고양이들에게 무한히 상콤한 애무를 해줬다.
내 음식을 뺏어먹으려 했던 하얀 미키마우스를 잡으려고 카르가 사막 위를 뛰었다.
지프차 천장에 올라가 사막을 달리고 또 달렸다.
하늘의 수많은 별들과 은하수, 별똥별, 별자리를 보며 잠들었다.
현지 음식을 사랑했다. 진심으로.

그곳의 나는 내가 아니었다.
아니, 내가 알던 내가 아니었다.
내가 미쳐 알려고 노력조차 해보지 못했던 그런 나였다.
숨어있던 나였다.
또 다른 나였다.
아니, 그게 결국 나였다.
그래, 그게 나였다.

꿈만 같던 그곳을 떠나오면서 난 문득 궁금해졌다.
잠시 잊고살았던 현실이라는 그곳은 과연 어떤 곳일지.
무엇이 변했을까.
그리고 난 무엇을 해야하는가.
하지만 난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그러기엔 난 달콤한 꿈 속에 조금 더 머물고 싶었을 뿐.
또 다른 내 모습이 궁금해 미칠 것만 같았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