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빨래를 했다.
날씨가 날씨인지라 매일같이 빨래감은 늘어만 가고
이러다가 내일 모레쯤에는 입을 옷조차 더이상 없을 것 같아서.
바짝 잘 마르라고 옥상에 널어두었다.
내일이면 뽀송뽀송해질 것을 기대하면서.
그런데 이게 왠걸.
여유롭게 트위터하면서 음악을 듣고있는데
밖에서 계속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게 아닌가.
설마 설마.
이어폰을 귀에서 빼고 빼꼼히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비가 온다.
비다 비.

타이밍이 어떻게 이렇지.
분명히 네이버 날씨에서는 비 올 확률이 20%이고
빨래지수 70이니까 야외건조OK라고 했단 말이지.

빗소리를 듣고난 후 난 짧은 고민에 빠졌다.
빨래를 다시 가져올 것인가.
아니면 그냥 놔둘 것인가.

비가 오기 시작한 지 이제 30분이 다되어간다.
그리고 난 계속 방 안에 있다.
빨래는 그대로 옥상에서 비를 맞고 있고.

빨래를 방 안으로 들여놓지 않는, 혹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방이 좁기 때문이다.

잠시, 서러운 마음이 일었다.
그리곤 다시 괜찮아졌다.
빨래야 내일 다시하면 되니까.
그 다음 날이면 다시 뽀송뽀송해질 테니까.

그래, 비야 실컷 내려라.